2015_고등한문
87 한시 이해의 기초 한시를 올바르게 이해하고 감상하기 위해서는 한시의 시체( 詩體 ), 압운( 押韻 ), 대우( 對偶 ) 등 한시의 형식적 특징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어야 한다. 특히 시상이 어떻게 전개되고 있는지, 시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어떠한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. 그 외에도 제목이 주제를 함축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시의 제목을 살필 필요가 있다. 또한 시 어의 상징성과 표현상의 특징을 파악하고, 시를 창작한 동기나 시인이 살았던 시대적 상황을 알아보는 것도 작품 감상의 중요한 정보가 된다. 한시의 이해와 감상 ※ 다음 한시 한 편을 감상해 보자. 가을바람에 괴롭게 읊조릴 뿐, 온 세상에 지음( 知音 ) 적구나. 창밖에는 삼경에 비가 오는데, 등불 앞에 마음은 만 리를 달리네. 秋夜雨中 최치원( 崔致遠 ) 秋風唯苦吟 世路少知音 窓外三更雨 燈前萬里心 결구에는 쓸쓸하고 고독한 시인의 심정이 드러나 있어. 전구에서는 시상이 전환되어 시인의 고독감이 밤비로 형상화되어 나타나는군. 특히 기구와 승구에서 그런 고독함을 느낄 수 있어. 5자 4구니까 오언 절구의 시군. 1, 2, 4구의 ‘음, 음, 심’은 마치 탄식하는 소리 같군. 오호! 이게 바로 운자로구나. 그리고 전구와 결구에서 대우가 이루어져 있어서 작품의 형식미가 돋보여. 제목을 보니 좀 쓸쓸해 보이는데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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