2015_고등한문
서당에서는 학동이 책 한 권을 뗀 후, 스승과 동료에게 음식을 차려 대접했다. 이를 책거리, 또는 세책례( 洗冊禮 ) 라고 한다. 스승의 노고에 답례하고 학동을 격려하기 위한 일종의 통과 의례였다. 음식은 국수와 송편을 준비하였는 데, 국수는 오래 학문에 정진하라는 의미였고, 송편은 학 문을 가득 채우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었다. 세상을 여는 문, 책거리 문화를 만나다 오색 송편은 인( 仁 )·의( 義 )·예( 禮 )·지( 智 )·신( 信 )의 오상을 뜻한다. 어질고 바르고 예의 있고 슬기롭고 믿음직한 사람이 되 라는 바람을 담았다. 스승은 답례( 答禮 )로 글자를 봉투에 담아 선물하였는데 이를 단자 수신( 單字修身 )이라 한다. 단자 수신에는 게으 른 학동에게는 부지런할 ‘근( 勤 )’ 자를, 성미가 급한 학동 에게는 참을 ‘인( 忍 )’ 자를 써서 몸가짐을 당부하였다. 책거리는 왕에게도 어김없는 통과 의례였다. “내가 춘추를 오늘 다 읽었다. 그런데 어머니께 서 어린 시절 책씻이를 해 주던 일이 생각나 신 하들과 함께 음식을 즐기려 한다.”라는 기록이 남아 있다. - “조선왕조실록” 정조편 과거의 책거리와 같은 행사를 오늘날에도 하고 있는지 알아보자. 책거리 문화를 찾아서 ▲ 서당에서 공부하는 학동들 173 대단원 마무리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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